인천, 충북 음성에서 장애인표준사업장을 운영 중인 손 대표는 장애인들의 취업과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 최초로 벼를 생산하고 김치를 제조하는 장애인 표준사업장인 정성영농조합법인은 수익의 50%를 장애인 직원들의 주거지 마련에 투자한다. 직업을 가짐과 동시에 안전한 공간에서 장애인들의 자립을 실현시키고 있다.
현재 인천 강화군에는 완공된 4채의 행복하우스는 최대 40여명이 동시에 생활을 할 수 있으며 전국에 확대할 예정이다.손 대표는 “농업과 복지라는 전혀 다른 두 영역을 융합해 새로운 산업을 만드는 것이 정성의 목표”라며 “장애가 있는 분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는 의지가 강하고, 그들을 응원하는 분들이 많다는 점에서 충분히 잘 운영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농업은 다른 분야보다는 비교적 수월하게 장애인에게 맞춰 새롭게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복지와 연결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장애인을 기존의 업무에 끼워 맞추는 게 아니라, 장애인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주면 장애는 장애가 아니라 특징이 된다”고 전했다.
2021년 처음 장애인 직원을 고용했고, 지금은 48명의 장애인이 근무 중이다. 그사이 작은 논에서 시작된 정성영농조합법인은 쌀 생산과 판매를 비롯해 김치 제조까지 그 영역을 넓히며 2023년 연매출 43억원이 넘는 사업체로 성장했다. 올해에는 해외 수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재 정성영농조합법인에서 생산된 쌀은 전량 CJ제일제당㈜에 납품되고 있다. 음성에서 만들어진 절임배추 역시 CJ제일제당과 납품 협의 중이다. 최근에는 온라인 유통 플랫폼 정성마트를 런칭해 가입한 회원들에게 쌀, 김치, 고추장, 된장 등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경비를 절감해 저렴하고 품질 좋은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직접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손 대표는 “아무리 좋은 취지의 사업이라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으면 성장이 어렵다. 사업 초창기 큰 힘을 보태준 CJ제일제당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리고 특히 장애인들의 주거, 일자리 문제를 깊이 공감해주고 진심으로 대해주시는 CJ제일제당 정준기, 오현식 부장에게 이번 기회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러한 분들의 관심과 지원이 없었다면 행복하우스를 짓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성영농조합법인은 올해를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쌀, 배추 등 농산물 해외수출에 전력을 다하고 정성마트 활성화를 통해 보다 많이 장애인 가족의 주거지 마련에 투자할 계획이다.
손 대표는 “장애인이 생산한 좋은 농산물, 가공식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해 맛있게 드시기만 하면 장애인들의 주거지가 늘어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이은철 기자(dldms878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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