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3-06-26
468매년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대한민국 법정 기념일로 1981년 제정됐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등록장애인은 265만 3000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5.2%에 달한다. 이는 전년 대비 8000여명이 증가한 수치다(보건복지부). 장애인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많은 노력과 예산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장애인들의 사회 진출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인천 강화군에 위치한 정성영농조합법인은 장애인들의 취업과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 최초로 벼를 생산하는 장애인 표준사업장인 정성영농조합법인은 수익의 50%를 장애인 직원들의 주거지 마련에 투자한다. 직업을 가짐과 동시에 안전한 공간에서 장애인들의 자립을 실현시키고 있다.
현재 약 400만㎡(120만평)부지에서 중증장애인 27명과 일반직원 6명이 쌀 농사를 짓고 998마리의 한우도 키우고 있다. 현재 34명의 장애인 추가 채용도 진행 중이다. 중증장애인임을 감안해 하루근무 시간은 2시간 내외로 하며 주로 단순 반복업무를 처리한다. 일과 후에는 전문관리인이 교육과 관리를 맡아 돌봄을 시행하고 있다.
손경호 정성영농조합법인 대표는 “회사 직원들의 행복한 보금자리를 마련해 함께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 라며 “장애인들과 그의 가족들에게 삶에 방향을 열어주는 기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장애인의 날이 없었으면 좋겠다. 하루만 딱 정해서 장애인에 대한 정책 등을 이슈화하는 것보다는 평범한 일상처럼 바뀌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장애인의 날이 없는 그런 시대가 오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올해로 43회째를 맞는 장애인의 날을 맞아 손경호 정성영농조합법인 대표를 만났다.
▶ 회사 소개를 부탁한다.
“인천시 강화군에 사업장을 두고 있다. 벼를 생산하는 최초의 장애인 표준사업장이다. 현재 생산된 벼는 전량 CJ제일제당㈜에 납품되고 있다. 올해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회원들에게도 쌀 판매를 시작했다. 벼 생산의 시작부터 마지막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가능하도록 준비가 돼 있다.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경비를 절감해 저렴하고 품질 좋은 쌀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장애인 연계고용제도를 적극 활용해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하고 수입의 50%를 매년 회사 직원들의 행복한 보금자리를 마련해 함께 살아가는 것이 목표이다. 현재 두 채를 완공 완료 했으며 식당, 카페, 휴식공간 등 추가 주택 두 채를 시공 예정이다.”
▶어떤 계기로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는지.
“장애인표준사업장은 오래 유지가 되지 못하고 금새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웠다. 그 이유를 알아보니 장애인 생산품의 대부분이 공산품이다. 다른 동종 제품에 비해 상품 가치가 떨어져 기업이나 관공서에서 재구매로 이어지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일반 제품과 장애인 생산품의 상품성에 차이가 크지 않은 벼(쌀)를 선택했다. 농사과정의 대부분이 기계화 돼 실제 인력이 하는 일은 단순한 작업이며 생산자의 능력과 상관없이 맛·품질·상품성을 고루 갖출 수 있다고 생각했다.”
▶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들과 함께하고 계신 대표님께서는 남다른 날일 것 같은데 장애인 처우 개선을 위해 개선돼야 할 부분에 대한 의견을 전한다면.
“장애인특별법 등 현재 우리의 복지제도는 훌륭하나 좋은 법을 만들어 놓고도 이 제도를 적극적으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점이 안타깝다. 관공서, 기업 등에서도 좋은 제도가 있는지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 것을 보고 답답했다. 장애인 의무고용에 대해 고용을 하지 않을 시 고용부담금을 내겠다는 생각보다 적극적으로 고용을 하거나 장애인 생산품을 구매해 장애인의 자립을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장애인복지예산이 꼭 필요한 곳에 지원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장애인의 날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하루만 딱 정해서 장애인에 대한 정책 등을 이슈화하는 것보다는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것이 평범한 일상처럼 바뀌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장애인의 날이 없는 그런 시대가 오면 좋겠다.”
▶평소 함께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무엇인가?
“저희 정성에서 생산한 장애인 생산품(쌀)을 판매해 발생하는 수익으로 정성가족에 의·식·주를 해결하고 장애인들과 그의 가족들에게 삶에 방향을 열어주는 기업이 되고 싶다. 또한 저희 가족들만의 행복만을 추구하지 않고 저희가 도움 받은 만큼 다른 어려운 일반인들에게도 도움을 주고 싶다. 그래서 장애인은 도움만 받는다는 편견이 장애인도 누구에게나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좋은 이미지로 바뀌길 바란다. 실제로 우리가 생산한 쌀을 재해지역이나 어려운 이웃에 전달하고 있고 이러한 것들을 앞으로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저는 직원들에게 우리에게 장애가 있다고 도움만 바라지 말고 우리 스스로 열심히 살자. 우리는 할 수 있다라는 것을 강조한다. 우리보다 어려운 사람을 보면 우리도 돕고 옆에 있는 친구를 가족처럼 아끼고 사랑하자고 항상 이야기 한다.”
▶향후 계획을 전한다면.
“우선 이번 기회를 통해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은 분들이 있다. 우리가 생산한 쌀을 전량 구매해 주고 계신 CJ제일제당 물품구매팀 오현식, 정준기 부장님께 감사드린다. 이러한 분들의 공감과 노력이 사회 전반에 알려져 장애인들의 자립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러한 마음을 모아 정성과 같은 기업을 전국에 많이 만들어서 장애인들의 일자리 창출과 그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예쁜 집을 많이 만들어 주고 싶다. 장애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더 많이 개발해 다양한 사업 분야로 진출하고 싶다. 나아가 장애인들이 어떤 것이 더 필요한가를 계속 고민해 하나씩 해결해 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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